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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곡물자원개발, 경기도가 앞장서자
[경기일보 2008-1-22]

최근 경제전문가들은 애그플레이션(Agflation)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하고있다. 이는 수년 동안 지속돼온 헐값의 식품값 시대는 끝났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애그플레이션이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말로 옥수수, 밀, 콩 등 국제곡물 값 급등에 따른 물가오름세를 표현한 신조어이며 곡물 값 상승은 석유값 오름세와 더불어 세계경제는 물론 서민의 살림살이에도 커다란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 곡물소비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생산량은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또한 곡물 이용이 식량이나 사료용 등에서 바이오에너지 원료로도 확대되면서 수급불균형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연간 옥수수 생산량의 25%인 8천만t을 바이오에너지 원료로 이용하고 있고 이에 따라 지난 2006년 3월 t당 130달러 하던 옥수수 도입값은 최근 300달러가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배합사료 원료곡물을 95%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축산업은 FTA시대에 대응한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가뜩이나 어려운 마당에 사료곡물값 인상은 또 다른 위기가 아닐 수 없으며, 더 큰 문제는 구조적으로 이러한 어려움이 단기간 내 해결될 조짐이 없다는 데 있다.


매년 사료곡물 1천300만t 정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대부분을 미국선물시장에서 구매하고 있다. 사료곡물의 안정적 확보는 국가적 과제로 수입선 다변화와 해외자원 개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는 전국 축산업의 25%를 점하고 있으며 배합사료 공장이 많이 분포돼 사료곡물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경기도가 앞장서 해외 곡물자원을 개발해야 하며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경기도는 인도네시아 남술라웨시주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남술라웨시주는 사료곡물 재배가 가능한 광활한 토지가 있고 열대지역으로 1년에 3~4번 옥수수 수확이 가능하며 노동력이 풍부하고 대규모 항구가 있는 등 생산 및 물류기지 개발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 2003년부터 수년 동안 현지에서 옥수수 시험재배와 옥수수사일리지를 생산, 도입한 경험도 갖고 있다.


해외자원 개발은 투자의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한만큼 전문가 그룹을 만들어 철저한 사전준비와 양 자치단체가 곡물자원개발 협약을 국제조약수준으로 체결하고 공동투자 및 현지 지역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등 우호적인 접근이 안전성 담보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생산품의 실수요자인 경기도내 사료·물류기업 등과 컨소시엄으로 민간투자도 유도하고 농촌공사의 기반조성과 용수개발, 농업기술원의 생산기술 등도 종합적으로 아우르면 해외 곡물자원 개발 여건을 갖출 수 있다.


석유자원 개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한시 해온 곡물자원 개발의 시금석을 경기도가 앞장서 놓을 수 있다면 곡물의 안정적 확보라는 국가적 과제의 해결과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다.

이종갑 경기도 제2축산위생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