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가 계속해서 부진을 보이면서 적립식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되자 마음이 다급해진 A씨. 어느 날 펀드 수익률을 살펴보니 가까스로 플러스로 돌아서 있었다. 이를 놓칠세라 전액 환매신청을 했다. 하지만 며칠 후 통장에 입금된 금액을 확인해보니 원금에 모자라는 액수였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문제는 환매수수료였다. 펀드에서 돈을 찾을(환매할) 때는 가입시점에 따라 환매수수료를 물게 된다. 30일 미만은 이익금의 70%, 30일 이상 90일 미만은 이익금의 30%에 대해 환매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거치식 투자자는 최초 가입시점에서 석 달이 지났으면 더 이상 환매수수료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적립식 투자자라면 환매수수료를 늘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환매수수료는 마지막으로 돈을 납입한 시점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즉, 매달 일정액을 납입해온 적립식 투자자라면 환매 시점에서 석 달 이내에 적립한 금액에 대해서는 환매수수료를 내야 한다. 물론 마지막 석 달 동안 증시가 하락세를 보여 이 기간 납입한 금액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면 환매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환매수수료는 환매금액이 아닌 이익금에 대해 부과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의 경우처럼 마지막 석 달 동안 납입한 금액에서 수익이 생겨 전체 투자금액이 원금을 가까스로 상회했다면 환매수수료를 제하고 난 금액은 원금보다 모자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환매수수료를 아낄 수 있을까. 분할 환매를 통해 수수료 재테크를 할 수 있다. 즉,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에서 90일 이전에 적립한 금액에 대해서만 환매해 달라고 얘기하면 된다. 인터넷으로 환매신청을 할 경우엔 먼저 ‘지급예상조회’를 통해 각각의 불입액이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 예상 환매수수료는 얼마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전액을 찾지 말고, 환매수수료가 부과되는 기간 동안 불입한 금액과 그에 대한 이익금 정도를 남겨 놓고 나머지만 환매하면 된다. 즉, 전체 평가금액이 1000만원인데 마지막 석 달 동안 불입한 금액이 이익금을 포함해 120만원이라면, 120만원 정도는 남겨 놓고 880만원만 환매신청하면 환매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이수진 펀드애널리스트는 “적립식펀드 환매는 선입선출(先入先出) 개념이기 때문에 분할 환매시엔 먼저 적립했던 금액부터 찾아가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