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공직자독후감공모최우수작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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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경기도 공직자 독후감 공모 최 우 수 수 원 남 부 소 방 소 지방소방교 선 희 석 마지막 강의 여보, 아이들이… 아이들이 보고 싶어…. 초췌한 모습에 아내는 낮고 가냘프게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한마디를 옮기고는 잠시 의식을 잃었다. 여보, 아이들이 보고 싶어…. 나는 몇 번이고 되묻고서야 그것이 아이들을 보고 싶다는 소리란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병마에 시달리며 세상의 모든 것과 작별을 준비하던 아내의 몰골은 더 이상 연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약하고 비참한 모습이었다. 말기 암과의 투병으로 더 이상 기력을 찾지 못한 아내의 체념 속 마지막 소원은 자신의 품에 아이들을 단 한번만이라도 포근하게 안아 주고 싶었던 게다. 소방공무원으로 재직하며 헤아릴 수없이 많은 사건, 사고의 현장들을 누비면서 내 이웃의 적잖은 사람들이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유명을 달리하는 것을 보아왔지만 정작,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내 눈앞에서 세상과의 작별을 고하려고 할 때 주어진 시간의 인색함에 몸부림칠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살아 숨쉬는 동안 우리는 왜 좀 더 많은 사랑의 얘기들을 주고받지 못했을까 하는 자책을 해보았지만 모든 게 부질없는 일이었다.
나는 과연 누구인가? 또 무엇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 내가 만일 지금 당장 세상과의 작별을 준비하게 된다면 과연 나는 랜디 교수처럼 의연한 모습으로 담담하게 삶의 마지막 메시지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인생의 마지막을 눈앞에 두고서야 드러내기로 마음먹은 비밀들이란 참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귀를 기울이게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별…. “아이들은 내가 그들과 눈을 마주치는 매순간마다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 어떤 것도 살아서 곁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아이들이 자라면서 아버지를 가질 수 없다는 생각은 나를 고통스럽게 한다.“ 나는 이 책을 접하기 아주 오래 전 나의 인생에서 잊혀지지 않는 한편의 아름다운 작별을 경험했었다. 내 아이들과 아내가 호스피스 병동에서 나란히 앉아 마지막 포옹을 하는 것을 눈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7년 전 아내의 임종 직전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온몸으로 전이된 말기 암의 고통으로 인해 가족의 얼굴조차 분간하지 못하던 아내가 아이들 앞에서 기적처럼 거동하며 흐트러진 자신의 모습을 다듬곤 꺼져가던 마지막 불꽃을 사르듯 천사의 미소로 화답하며 환하게 아이들을 안아 주던 아내의 모습이 새삼스레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아내에게서 아이들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존재들이었기에 상상조차 하기 힘든 초인적인 힘이 생겨났던 것이 아닌가 싶다. 세상의 모든 사랑하는 것들과 이제 막 작별을 고할 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손을 어루만지며 철없이 웃음 짓던 어린 남매!… 그들의 눈망울 속에서 가족에 사랑이 무엇인지? 살아 있는 날 동안 우리들의 주어진 삶을 어떻게 가꾸어 나가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길로 다가서는 것인지? 두서없이 혼란스런 생각들에 잠겨 일상을 접고 망각 속에 살아오던 시간들이 있었다. 잠시 잊고 살았던 잠들었던 지난 시간들의 이야기들이 랜디 교수의 마지막 강의를 통해 다시한번 깨어났고,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들과 함께 나의 남은 인생을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 빠지게 했다. 무관심한 발걸음을 멈춰 서서 가족과 이웃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게 해 준 랜디의 아름다운 작별 여행에 동승할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할 따름이다. 혹자들에게서 인생이란 것이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라고 회자되듯이 우리의 삶이, 또, 일상이란 것이 끊임없는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인데 평상시 우리가 만나는 일상의 모든 것들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사랑의 마음으로 다가선다면 그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들인가를 보다 쉽게 깨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랜디 교수는 이러한 우리의 삶에서, 일상에서, 인생사에서 가족의 사랑이란 것이 무엇이며, 이웃 간의 사랑, 우리들 삶에서 주어진 시간들을 무엇을 하며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자신의 삶이 시한부 인생이라는 극명한 현실 속에서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조급함 없이 의연한 태도와 담담한 모습으로 남은 자신의 삶에 대한 시간들을 가족들에게 못다한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는데 할애하는 그의 모습에서 경건함마저 느끼게 된다. 남을 누르고서라도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적인 사회 풍토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가치관의 혼란을 겪는 가운데 진정한 가족애와 이웃 간의 사랑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상실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리며 작고 소박한 그에 일상의 이야기 들을 통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서고 있다.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벽에 부딪히거든 그것이 절실함의 증거임을 잊지 말라는 그에 말에서 오늘을 힘겨워하는 우리에게 내일을 살아갈 기적 같은 용기를 안겨 주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상과의 작별을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도 행복한 삶과 성공한 인생을 꿈꾸지만 정작 자신들의 존재 가치마저 잃어버린 채 부딪치는 현실과 일상에 쉽게 좌절하고 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인 것을 보면 여느 때보다 자신과 가족, 이웃 간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자신의 꿈마저 잃어버린 사람들이 어찌 남의 꿈을 도울 수 있고 무수히 많은 삶의 장애물들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겠는가? 랜디는 잃어버린 꿈들을 되찾고 세상의 모든 이들이 주어진 삶의 시간들을 후회 없이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으로 “이 순간” 에 최선을 다하고 기꺼이 즐기라고 제시한다. 삶이란 것이, 인생이란 것이 마음먹는 대로 되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정말로 인생을 평화롭게 관조하면서 이웃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 과연 어디에 있느냐의 해답은 랜디 교수의 말처럼 바로 우리들 앞에 있는 “ 이 순간”에 몰두하고 열정을 갖고 사는 것이 행복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바로 우리 코앞에 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과거가 되어버리는 “ 이 순간”…. 우리는 이 순간을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빠져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고민을 통해 남은 우리들의 매순간들을 얼마나 열정적으로 만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져볼 의미 또한 거기에 있지 않나 싶다. 모든 순간을 값지게 살아가는 방법, 그가 제시하는 가족과 이웃, 사회에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잃어버린 꿈들을 되찾아가는 새로운 경험을 쌓으며 세상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체득해야 할 것이다. 누군가 당신을 위해 했던 일을 당신도 하세요! 라는 말에서 사람들 간에 진정한 사랑의 주고받음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으며 감사하는 마음을 보여주세요. 감사할수록 삶은 위대해진다는 말에서 우리가 일상에서 매사에 감사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 일인지에 대해 일깨워 주고 있으며, ‘꿈을 꿀 수 있다면 이룰 수도 있답니다.’ 라는 말에서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 것 같다. 세상과의 작별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시한부 인생 앞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족 사랑에 대한 강렬한 열정을 마지막 강의를 통해 이 세상 모든 가족들과 이웃들에게 전해 준 랜디 포시… 그가 세상과 작별을 하고 남을 그의 가족들에게 보다 견실한 사랑의 열매들이 열리기를 빌어본다. dear. 윤호, 윤주 내 사랑하는 아들, 딸아 ! 너희들의 오늘 하루가 청명한 가을하늘 빛처럼 해맑게 빛나기를 아빠는 기원한다. 오늘 하루도 파이팅!… 언제부터인가 이 책을 읽고 난 후부터 나는 매일 아침 다이어리 맨 윗줄에 아이들에 행복한 하루를 염원하는 사랑의 메시지를 적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동안 소원해졌던 아내의 병상을 지키며 시작되었던 나의 글쓰기에 불을 지폈다. 변변찮은 글 솜씨지만 후일 내가 아이들의 곁을 지켜 줄 수 없을 때 아빠의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를 새삼 느끼면서 그동안 간간히 써왔던 80여 편의 글들을 두 권의 서첩에 옮겨 담는 작업을 하고 있고 또 내가 살아 숨 쉬는 동안 계속될 것이다. 나는 그것이 세상과의 작별이지만 내 아이들에게서는 또 다른 세상과 만남의 시작이 되어 줄 것이란 믿음을 가져보면서 말이다. 잊혀져 간 꿈들을 새롭게 하라 세상에서 빛을 갖고 태어나서 살다가 어느 날 홀연히 이 세상과 작별을 고할 때 초연한 모습으로 나 거기 있어 행복했노라고 나 그들과 있어 행복했노라고 잡은 손 떨쳐버릴 즈음 추호도 후회 없도록 내 인생의 잊혀져간 꿈들을 다시 새롭게 하기를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해본다. 아이들이 자라나 언제쯤 그것들을 마주하면서 제 부모들의 흔적을 찾아 나설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에 없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두 남매를 키워나가는 아빠의 흔적이 아닌 파아란 하늘처럼 맑은 세상을 아이들과 알콩달콩 만들어 가던 엄마의 숨결과 흔적을 남겨 주고 싶다. 문득 아내가 소천하기 전 머무르던 호스피스 병동 승강기에 적혀 있던 몇 소절의 가슴 애절한 글귀들이 떠올라 옮겨본다. 오늘은 먼저 죽은 자가 그렇게도 살고 싶어 하던 내일…. 오늘은 비록 맑지만 내일은 흐리고 비가 올지 모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의 말이 필요하다면 망설이지 말고 지금 바로 하세요! 사랑하는 사람은 늘 곁에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남아 있는 가족과 이웃들에게 서로 더 많이 사랑하면서 살아가라는 교훈을 남기고 간 아내와 랜디 포시에게 진정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우리들 곁을 떠나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남기고 간 아내의 숭고한 숨결을 추모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