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음식물로 키운 ‘잔반돼지’ 대책 세워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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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플루의 여파로 인해 돼지고기 소비 회복이 더딘 가운데 남은 음식물로 키운 ‘잔반돼지’가 돼지값 하락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잔반돼지가 성행하는 것은 농가의 사료값 상승에 따른 부담과 지자체에서 남은 음식물 사료화를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육농가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서울·부천 등 공판장에 출하물량이 몰려 가격하락을 부채질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잔반돼지 출하로 돼지값 ‘출렁’ 12일 서울축산물공판장(이하 서울축공) 돼지(E등급 제외) 지육 1㎏ 평균가격은 4,303원으로 하루 사이 474원이나 하락했다. 이에 대해 신종 플루 등 여러 요인이 제기됐으나 직접적인 원인은 ‘잔반돼지’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 사실은 최근 열린 양돈자조금관리위원회에 참석한 이제만 대전충남양돈축협 조합장의 발언으로 공론화됐다. 이조합장은 “12일 서울축공 돼지지육 평균가격이 500원 가까이 하락한 데에는 잔반돼지가 180마리나 출하된 탓이 크다”며 “16일에도 120마리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대한양돈협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6월12·16일 돈가 시세 지구를 떠나거라’ 등 잔반돼지로 인한 가격하락 문제를 해결하라는 의견이 여럿 올라오기도 했다. 특히 잔반돼지 사육농가 중 상당수가 수도권에 집중돼 이들 물량이 전국 시세의 잣대가 되는 서울지역에 출하되면서 가격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축공의 경우 잔반돼지가 최근 하루 세트럭(120마리) 정도 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오전·오후 경매에 물량을 분산하는 등 값 폭락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현행 법률(농안법)상 경매를 거부할 수 있는 근거조항 자체가 없어 물량을 받아야만 하는 실정”이라고 고충을 호소했다. ◆왜 문제인가 잔반돼지 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바로 낮은 품질에 있다. 사육중 10% 정도인 적정 급여수준을 무시한 채 50~70% 가까이 남은 음식물을 먹인 탓에 고기에서 비린 냄새가 나고, 육질 또한 퍽퍽해 대부분 D등급 이하 판정을 받고 있다. 게다가 몸집만을 불려 키워 도체 무게가 규격돈에 비해 20% 이상 많은 평균 100㎏에 달해 가격하락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단미사료협회가 지난 5월 ‘음식물류 폐기물 사료제품 공급개선 시범사업 추진관련 연구’를 완료하고, 잔반돼지 사육 양성화에 나서 또 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대한양돈협회도 2007년 환경부에 제시한 ‘남은 음식물 재활용 시범사업 추진안’을 통해 남은 음식물 액상사료로 키운 돼지의 고기 맛이 좋고, 별도 브랜드로 판매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다수 양돈농가들은 “잔반돼지 고기 맛이 좋다면 낮은 값을 받을 리가 없지 않겠냐”며 반박하고 있다. ◆대책은 양돈업계 관계자들은 “잔반돼지 사육이 줄지 않는 데에는 돼지값을 낮게 받더라도 지자체 등에서 보조금을 받는 등 금전적인 손실이 적기 때문”이라며 “금전적인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선 양돈농가들이 자율적인 감시체제를 마련해 잔반돼지의 공판장 반입을 차단하고, 공판장에서도 잔반돼지를 별도로 경매하고, 출하농가 실명제를 통해 중개상들이 잔반돼지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축산물 경매에도 가격이 급변할 경우 일정 시간 거래를 중지시키는 ‘사이드카’ 제도를 도입하고, 서울축공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 관행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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