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편중·수급 불균형 … 저지방 부위 간편메뉴 개발·보급 필요


한우고기 소비 행태가 특정 부위 쪽에 편중되면서 인기 부위와 비인기 부위의 가격차가 4배 가까이 발생하는 등 한우도 부위별로 이른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우 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부위별로 균형잡힌 소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비인기 부위에 대한 다양한 조리법을 개발, 보급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농림수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보통 생체중 600㎏짜리 한우를 도축해 머리·다리·내장 등을 제거하면 360㎏ 정도의 도체만 남는다. 이를 다시 뼈를 제거하는 발골 작업을 하면 보통 갈비 50㎏, 양지 38㎏, 등심 37㎏, 설도 35㎏, 앞다리 26㎏ 순으로 정육을 생산하게 된다. 이어 우둔 22㎏, 사태 16㎏, 목심 15㎏, 채끝 8.46㎏, 안심 7㎏ 안팎을 얻게 된다.

하지만 이들 부위 가운데 등심·안심·채끝·갈비 등은 소비자 인기가 높아 물량이 부족한 반면, 정육의 60%를 차지하는 양지·설도·앞다리·우둔·사태·목심 등 비인기 부위는 체화량이 쌓이는 등 부위별로 심각한 수급 불균형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한우고기 가격도 인기 정도에 따라 부위별로 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등급판정소의 쇠고기 부분육 경락가격 현황(10일 기준)을 보면 똑같은 한우 육질 1등급 짜리라도 1㎏당 경락값이 등심 7만1,586원, 채끝 6만6,187원, 안심은 5만3,161원인 반면 나머지는 양지(2만8,479원)와 앞다리(2만6,291)만 2만원을 넘겼을 뿐 목심·우둔·설도·사태 등은 2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우둔은 1만8,450원에 불과해 가장 값이 높은 등심(7만1,586원)과 비교할 때 가격 차이가 무려 3.9배나 벌어졌다.

이처럼 한우고기의 부위별 가격이 심한 편차를 보이는 것은 부위별로 다양한 조리법이 보급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지방 함량이 많은 구이용 부위인 등심·안심 등만 선호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축산단체의 한 관계자는 “등심·안심·갈비·채끝 등 4개 부위는 지방이 많이 들어 있어 불에 구워도 석쇠에 달라붙지 않고 잘 익지만 지방이 적은 부위는 국·불고기·장조림 외에는 구워 먹기가 어려워 인기가 없고 가격도 계속 낮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우고기 소비 패턴이 현재와 같이 특정 부위 쪽에 집중되는 현상은 한우 산업 발전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저지방 부위에 대해서도 소비가 활성화되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연화 한국소비생활연구원장은 “한우의 등심·안심 부위가 인기를 얻는 것은 맛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가정에서도 특별한 준비 없이 간편하게 굽기만 하면 먹을 수 있다는 편리성 때문일 것”이라며 “우둔·설도 등 저지방부위에 대해서도 즉석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와 가공제품을 정책적으로 개발해 널리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