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우가격이 당초 예상을 뒤엎고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여름철 한우시장도 예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보통 무더위와 함께 육류 소비가 줄면서 자연스럽게 한우가격도 조정을 받아 왔지만 올해는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과연 이 같은 호조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한우산업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하반기도 가격흐름 유지될 것”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8일 전국 도매시장에서 한우 거세우 경매가격은 kg당 1++등급이 1만9676원, 1+등급이 1만7938원, 1등급은 1만6467원을 나타냈다.
  이는 전년 동월의 가격에 비해 kg당 2000~3000원 가량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 6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의 영향 등으로 올해 설 명절이 지나면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오히려 한우가격은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흐름은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욱 농협 서울 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하반기 한우시장도 ‘쾌청’할 것”이라며 “한우시장의 최대 대목인 추석 명절이 있고 연말에는 육류 소비가 느는 만큼 강보합세를 지속할 것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규성 축산유통연구소장 역시 “한우가격은 계속 괜찮을 것으로 본다”며 “별다른 변수만 발생하지 않는 다면 지금 같은 보합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정책과 소비자 선호가 그 원인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한우 가격 호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광우병 파동 등을 겪으면서 ‘한우’자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것.
 
 김성호 농협 중앙회 축산유통부 차장은 “요즘 한우가격이 좋은 것은 그 만큼의 소비 기반이 갖춰졌기 때문”이라며 “수입육, 특히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 등으로 수입육의 기반이 약해진 반면 한우를 먹는 소비자들은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꺾을 수 있는 ‘큰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한우가격 호조의 흐름이 단 기간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
 
 이와 함께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와 쇠고기 이력추적제 등으로 수입육과 육우고기를 한우고기로 둔갑 판매했던 일부 음식점들이 사라지고 있고 이 자리를 정육점 형 식당이 채우고 있는 것도 한우시장의 상승세를 점치는 하나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우고기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정육점형 식당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창업 트랜드로 급부상, 증가추세에 있고 이제 한우 유통시장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우시장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했던 미산 쇠고기역시 일부 백화점에서 판매부진 등으로 철수 되는 등 여전히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는 것도 한우 가격을 지지해 주는 원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성진 이마트 한우바이어는 “한우시장이 튼튼하게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원산지 단속 강화로 수입육과 육우를 파는 시장이 한우로 전환됐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며 “현재 한우는 공급되는 대로 소비가 다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2년 후를 내다봐야”
  한우가격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가축시장의 송아지 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7월 8일 가축시장의 암송아지 4~5월령의 가격은 193만4000원, 수송아지 4~5월령의 가격은 220만1000원을 기록했다.
 
 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밝힌 ‘축산관측’에서도 송아지 입식을 당초보다 증가시키겠다는 농가의 비율이 0.6%p증가해 농가의 송아지 입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2009년 4월부터 한우정액판매량이 급증, 전년대비 22.9% 상승했으며 한우사육마리수도 점차 늘어나 9월이 되면 통계청 발표 자료 기준 260만마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우 가격 상승의 흐름을 타고 입식을 늘리려는 농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우농가가 지금 당장보다 2년 후를 내다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규모를 늘리려는 농가는 50마리 미만으로 사육하는 농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한우가격도 주식처럼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주기가 있다고 봤을 때 지금은 투자규모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운영자금을 비축해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허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도 “한우사육마리수가 적정마리수에 가까웠다고 판단된다”며 “이는 생산자들이 출하·입식을 조절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