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학교는 한우의 유전적 고유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생명공학과 김종주(42)교수의 논문이 미국국립과학지(PNAS) 온라인판에 실려 국제적 공인을 받았다고 최근 밝혔다.
김 교수는 농림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7년부터 미국 미주리주립대 테일러 석좌교수(Jeremy Taylor)팀과 한우 등 전 세계에 분포하는 소 48품종의 유전정보를 진화론적 방법으로 분석하는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한우가 미국, 호주, 유럽,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품종과는 물론 가장 가까운 근연관계를 지닌 일본 화우와도 확연히 구분되는 유전적 고유성을 지니고 있음을 밝힌 ‘진화트리’를 완성했다.
이번 연구는 특히 가축연구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개체의 모든 염색체에 퍼져 있는 5만 여개 DNA마커(SNP, 단일염기돌연변이)를 포함한 소 유전자 칩을 분석함으로써 연구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가축연구는 대부분 개체의 염색체 일부에서 추출한 DNA마커만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해왔었는데 이번에 완성된 진화트리는 약 1만 년 전 신석기시대부터 각 지역별로 진행된 야생원우(Bos primigenius, 오록스)의 가축화에 대한 기존 학설을 유전정보 분석을 통해 과학적으로 재확인하고 있다.
고고학적 자료에 근거한 기존 학설은 가장 오래전 축화과정으로 인더스 계곡지역에서 축화된 혹소(Bos indicus)와 고대 비옥한 초승달 지역인 근동지역 서부에서 축화돼 현재의 유럽지역으로 이주된 유럽원종(Bos taurus)의 독립적 진화를 주장해왔다.
또 몽고, 북중국, 한국, 일본 등 극동아시아에서 사육된 품종의 경우 약 5000년 전 이 지역에 분포하던 야생원우들이 축화과정을 거쳤거나 극동지역으로 이주민과 함께 이동되어 해당 지역의 환경에 적합한 축화과정을 밟아 온 것으로 추정해왔다.
진화트리는 특히 한우가 한반도지역에서 한민족과 함께 우리 환경에 가장 적합하게 진화돼왔으며 독특한 유전적 특성을 지닌 우리 고유의 품종이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김 교수는 “미국산, 호주산뿐만 아니라 향후 한-EU FTA체결에 따른 유럽 수입소 등과 한우를 손쉽게 구별할 수 있는 ‘한우품종인증 DNA마커’를 개발하고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풍미와 고영양, 고부가가치의 한우육 개발을 위한 품종개량에 이번 연구결과가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서울대와 미국 텍사스 A&M대학에서 가축육종학을 전공했으며 벨기에 리에쥐대,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등에서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거쳐 지난 2005년 3월부터 영남대 생명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최근 4년간 SCI급 국제저널에 논문 22편을 발표하는 등 왕성한 연구 활동을 펴고 있으며 2005년에도 미국 홀스타인종 젖소에서 유량형질과 관련된 유전자를 발굴한 논문으로 PNAS에 게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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