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R(완전배합사료)이 한우농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부 영세업체가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조사료로 제품을 만들어 농가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특정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한우농가에 인기끌며 공장수·공급량↑…업체난립·저급유통으로 피해 우려도↑


TMR(완전배합사료) 제조업체가 크게 늘고 있으나 시설과 전문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일부 업체들이 가축의 영양소 요구조건 등을 감안하지 않은 채 마구잡이식으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에 나서 농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료비는 줄이고 생산성은 높이려는 한우 농가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 2004년 168곳이던 전국 TMR 공장수는 2006년 194곳, 지난해는 200곳으로 늘었다.

이들이 공급한 TMR 물량도 한우 비육용으로 주로 쓰이는 발효사료의 경우 2004년 2만2,177t에서 지난해는 9만t으로 4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반추동물용 섬유질배합사료 역시 52만6,445t에서 74만7,951t으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우 농가들 사이에 TMR을 사용하면 이용이 편리하며, 소 육질이 개선되고, 사료비도 10~20%가량 절약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한우용 TMR은 당분간 계속 늘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영세한 TMR 생산업체가 난립하면서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이 유통돼 농가 피해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TMR 공장은 각종 원료를 발효해 혼합하는 설비를 갖추는 것은 물론 해당 가축에 맞는 사양 프로그램 개발과 농가 컨설팅에 필요한 전문인력 확보가 필수적인데, 대다수 업체는 자금력이 떨어져 이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김덕영 천하제일사료 상무는 최근 열린 TMR 연구회의 심포지엄에서 “TMR을 먹인 소의 경우 균일하지 못한 조사료 품질과 수분 및 배합비 조절 실패로 육질등급은 좋아도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TMR에 대한 당국의 관리감독은 아직 느슨하다. TMR이 농업 부산물 활용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장려되다 보니 이들이 만드는 품질에 대한 감독도 업체 자율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름을 밝히지 않은 업체의 관계자는 “TMR 공장은 시·도지사에게 제품 성분 등을 자율신고하는데, 신고사항이 수분함량 표시 등 몇가지 안된다”며 “이때문에 일부 업체는 이윤추구를 목적으로저급 조사료를 원료로 사용, 농가 피해가 잇따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TMR의 품질문제가 이처럼 불거지자 농협은 TMR 공장을 운영하는 22개 축협의 모임인 TMR 가공조합발전협의회와 협력, 양질의 TMR 생산·공급으로 조합원의 소득증대와 국내 TMR 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