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돼지의 힘=애국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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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자조금위 ‘선진국 실태와 경쟁력 비교’ 조사, 1㎏ 생산비 35~90% 높아…값·수출경쟁력 열세 우리 양돈산업은 미국·EU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큰 피해가 예상되고 있음에도 국내산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전폭적인 신뢰 외에는 이렇다할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생산성 향상과 안전성 강화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김민경 건국대 교수와 도창희·박종수 충남대 교수가 양돈자조금관리위원회의 의뢰로 수행한 ‘양돈선진국의 실태와 경쟁력 비교조사’ 결과 밝혀졌다.미국·캐나다·네덜란드·덴마크·프랑스·칠레 등 주요 양돈 선진국가와 국내 양돈산업의 경쟁력을 비교한 이 연구에 따르면 우리 양돈산업은 소비자들의 국산 돼지고기 선호 덕택에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각국별로 국민 1인당 GDP(지디피·국내총생산)와 양돈산업경쟁력지수(생산능력·소비시장·국가별 연관산업 등 종합평가)를 비교한 결과, 국내 양돈산업의 내수시장 경쟁력은 소비자들의 신뢰에 힘입어 벨기에·네덜란드 등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비자 2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국산 돼지고기 소비를 위해 100g당 최고 1,184원을 더 지불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무항생제·유기축산물·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 축산물에 대해서도 높은 지불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애국심’ 외에는 외국산과의 가격·수출 경쟁력이 모두 열세를 보여〈표 참조〉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7년 기준 국내 양돈산업의 평균 모돈 연간 출하마릿수(MSY)는 13.4마리로 미국 19.8마리, 덴마크 24.5마리, 네덜란드 24.7마리 등과 비교할 때 큰 격차를 보였다. 미국의 3배, 덴마크·네덜란드의 2배에 달하는 감가상각·이자 등을 비롯한 고정비용 부담 탓에 도체 1㎏당 돼지고기 평균 생산비도 2.24달러로 미국 1.19달러, 덴마크 1.59달러, 네덜란드 1.66달러 등 주요 양돈국가보다 35~90%나 높았다. 연구진은 노동·기술집약적인 양돈산업을 이끌어 가는 덴마크의 성공사례를 들며 ▲위생·방역 강화와 비용절감을 통한 생산성 증대 ▲수출시장 확보 ▲무항생제·유기축산물 등 인증제도 강화 ▲진열판매를 통한 신선·냉장육 유통활성화 등을 국내 양돈산업 경쟁력 향상방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연구에 참여한 도창희 교수는 미국·덴마크 등 선진국처럼 ‘품질관리표준’이 제정되면 사육단계 해썹 등 농가에 불편을 주는 인증체계 없이도 안전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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