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의 임상적 특징과 다른 질병과의 감별진단 요령
구제역은 모든 가축 질병 중에서 전염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 돼지, 양 및 염소가 주요 감수성 동물이다. 한 동물이 감염되었을 때, 대부분의 같은 집단에 있는 거의 모든 동물은 감염될 수 있다.
1. 소의 임상증상
소에는 2-8일의 짧은 잠복기를 거치며, 초기 증상은 젖소에서는 유량의 갑작스런 감소가 있으며, 식욕부진, 의기소침과 발열이 있다. 하루가 지난 후에 수포가 입 주변, 발굽주위, 유두 주변 (특히 유두)에서 형성된다. 입 주변에서의 초기병변은 혓 바닥이 흰색으로 변색된 부위를 관찰할 수 있으며, 8-12시간에 더욱 많은 수포액으로 채워진다. 수포는 정상 주변 상피조직에서 눈에 띄어 잘 관찰되며, 그 혀의 표면이 주름진 모양을 보인다. 혀에서의 수포는 바깥 쪽이 거친 원형으로 보이며, 직경은 수 cm의 크기로 관찰될 수 있다. 혓 바닥에서 주로 관찰되나, 혀 끝과 양쪽 바깥쪽에서 관찰되기도 한다. 수포는 혀의 50% 이상까지 침범하여 보일 수 있으며, 상피는 더욱 진행되어 1-2일내에 괴사되고, 파열이 진행되어 붉게 벗겨진 미란으로 남는다. 이 과정이 진행되면, 혀의 큰 상피 조직이 떨어져 나가게 된다. 미란에 이어 수포는 입의 다른 부위 (치아받침, 경구개, 잇몸, 입술안쪽)로 추가로 진행된다. 다른 형성 부위는 콧구멍, 주둥이에서 볼 수 있다. 콧구멍에 보이는 것은 작은 가피(딱지)로 보일 수 있다. 수포의 형성과 같이 구강에 심한 통증을 유발하여, 입술과 아래턱이 떨림을 확인할 수 있다. 심한 타액을 분비하고, 먹기를 거부한다. 크게 쩝쩝하는 입맛 다시는 소리를 낸다. 유연은 더욱 심해지고, 수포의 파열 후에는 구제역의 가장 명확한 임상증상이 된다. 거품과 점착성이 있는 유연증상을 보이며, 혀가 손상되어 그 통증과 식욕부진 등으로 체중감소가 임상증상이 보이는 동안 일어난다. 족부의 병변으로 급성 파행을 일으키며, 쪼그려 서는 자세를 하며 움직임이 둔해지고, 간헐적으로 자신의 발을 치는 소리를 낸다. 초기에 발을 촉진 시에 열감이 있는 게 느껴지고 만지면 고통스러워한다. 수포는 발굽갓띠 (coronary band) 또는 제종(bulb)부위에 발생한다. 수포는 지간부 공간 부위를 통하여 그 수포 형성 길이가 연장된다. 상피는 희게 보이며 괴사가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발굽의 수포는 1일 또는 구강부위 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파열된다. 급성기에는 콧물, 눈물을 흘리며, 콧물은 처음에 장액성이다가 점액-화농성으로 변한다. 치유는 입 주변에서 대체적으로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며, 수포가 파열된 후에 곧 장액-섬유소성으로 채워진다. 병변의 말단부터 주로 확장되며, 수포의 파열 4일 정도에 섬유조직으로 대체된다. 7일 후에는 혀 유두돌기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상피의 재생이 완료된다. 상처의 부위가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든다. 족부병변의 경우도 구강병변과 같이 비슷한 치유과정을 거치며, 2차 감염이 없을 경우에 빠르게 진행된다. 5일 후에 지간부의 상피는 보통 육아조직에 의해서 대체된다. 발굽갓띠의 손상은 발굽이 자라는 것을 중지시킬 수 있으며, 새로운 발굽은 손상 받은 부위가 떨어져 나가면 자랄 수 있다. 2차 감염이 치유과정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입의 병변 보다, 발굽과 유두에서 2차 감염은 쉽게 발생되며, 만성 파행과 만성 유방염을 유발할 수 있다. 열대지방에서는 급성 구제역 감염으로부터 회복된 소는 털이 서고, 호흡곤란이 있는 만성소모성 증후군을 보이기도 한다(hairy panters). 이는 과민성 갑상선-부신기능과 연관이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성축의 폐사율은 5%를 넘지 않아 폐사는 매우 드문 일이나, 어린 일령의 소에서는 90%를 넘는 경우가 있어 폐사의 정도는 매우 다양하다. 어린 일령의 송아지에서 심근의 다발성 괴사로 인하여 일어나며, 보통 폐사는 수포 증상이 보이기 전에 나타난다.
2. 돼지의 임상증상
초기에 파행, 발열, 의기소침, 식욕부진이 있다. 발은 아주 고통스럽고 동물은 옆으로 기대있거나 움직이지 않으려고 한다. 억지로 서있게 하면 견좌자세를 취한다. 발은 열감이 있고, 만지면 고통스러워한다. 발굽갓띠에 흰 띠가 보인다. 이 부위는 빠르게 수포액으로 가득차고 1일 후에 파열되어 붉고 거친 고통스러운 미란이 형성된다. 수포는 지간부 및 발굽에도 형성된다. 돼지는 걷는 것이 보통과 달리 이상해지며, 무릎과 뒷무릎과 같은 힘을 받는 부위에 병변을 보인다. 발에서 여러 가지 병변이 일어나는 데, 발굽부위에 각질층이 분리가 이루어진다. 돼지는 환경에 영향을 받는 데 딱딱한 바닥일 경우 더욱 심해진다. 분만을 위한 종돈의 발굽 병변은 관찰이 어려울 수 있으며, 혀에서의 병변은 소 보다 심하지 않다. 보통 혓바닥에서 1개 또는 더 많은 부위에 희게 변한 부위를 볼 수 있다. 그러한 괴사조직이 빠르게 미란을 남기며 소실된다. 작은 수포와 괴사조직의 주변지역은 보통 잇몸과 입술을 따라서 흔히 볼 수 있다. 코의 끝부위에 수포가 파열되기 전에 보면 수 ml 를 갖는 수포액이 형성한다. 수포는 보통 유두 및 유선에 발생하고, 임신 모돈은 유산한다. 젖먹이 돼지는 수포의 형성이 없이 폐사하며, 그런 현상은 모돈이 수포가 형성될 때나 그 이전에 발생할 수 있다. 성축에게는 치명적이지 않으나, 어린 일령의 동물은 죽을 수 있다. 일부 발생 예에서는 어린 돼지의 갑작스런 폐사는 그 돈군에서 첫 감염의 증상일 수 있다. 부검시 노란 줄무늬의 호반심을 보이며, 돼지에서의 수포의 치유과정은 소와 유사하다. 1997년에 대만에서 돼지발생의 경우 폐사율이 23.3%로 확인되었다.
3. 양 및 염소의 임상증상
양과 염소의 바이러스 주, 동물의 품종, 환경상태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일부 바이러스는 심한 병변을 일으킨다. 일부 다른 바이러스에서는 임상증상이 약하여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동아프리카 및 서아프리카에서 토착화된 바이러스들은 염소에서 일반적으로 임상증상이 없이 감염되어 있는 경우가 확인되었다. 양 및 염소의 처음 임상증상은 의기소침, 식욕부진, 발열 및 어린 동물의 갑작스런 폐사를 동반한 심한 파행의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어린 양에서는 다발성 심근염으로 치사율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젖을 생산하는 동물(특히 염소)의 초기 임상증상은 갑작스런 유량감소이다. 수포는 유두나 질에 발생하며, 숫양은 음경에 수포가 형성되어 성행위를 원치 않거나 불가능하다. 발을 저는 동물에서 발에 열감이 느껴지고, 만질 때 고통스러워한다. 수포는 지간부 공간, 제종 및 발굽갓띠를 따라 채워진다. 바깥 발굽갓띠의 수포는 소 보다 더욱 흔하게 나타나기도 하고 그 병변은 빠르게 파열되어 미란으로 남는다. 양과 염소의 초기 구강병변은 괴사된 상피로 인해 작고 표백된 부위가 형성된다. 대부분 치아받침에 보인다. 표면의 괴사층은 미란의 형성으로 빠르게 소실된다. 수포액이 있는 액체는 보통 보이지 않으며 보인다 해도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데 표면상피가 얇아 쉽게 파열된다. 미란은 입술 안쪽에 잇몸에서 보이며 종종 혀에서 보인다. 혀의 미란은 일반적으로 다발성으로 혓바닥에서 0.5-1.0 cm의 작게 형성된다. 염소의 병변은 양에서 보다 더욱 적으며 덜 심하다. 입 부분은 빠르게 치유과정을 거친다. 발에 치유가 진행되고, 가피가 형성되고 발굽갓띠와 지간부에 육아조직이 형성된다. 그러나 2차 감염이 있을 경우 파행은 지속되며 무릎이 떨리는 증상이 보이며, 힘 없이 벽에 기대있다. 젖을 생산하는 동물은 유량생산이 떨어지며 유방염이 이어진다. 양의 경우는 임상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2001년 영국 발생시 다른 동물보다 오히려 전파에 큰 역할을 하였다.
4. 사슴의 임상증상
사슴의 임상증상은 감수성 가축에서 보이는 일반적인 임상증상과 거의 유사하다. 병원성 정도는 바이러스의 양과 바이러스주의 병원성에 의존하며, 숙주의 적응성 및 건강상태에 따라 좌우된다. 사슴은 일반적으로 감염 후 2-20일에 임상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파행과 타액분비와 같은 구제역의 특이적 임상증상을 쉽게 볼 수는 없다. 사슴의 임상 증상은 일반적으로 소와 양 및 염소에서 보여주는 중간 정도라 할 수 있다. 사슴과에서 품종별 병원성의 정도는 미약하거나 불현성 감염까지 매우 다양하다. 레드디어와 다마사슴에서는 증상은 미약하고, 노루 및 문착사슴에서는 때로는 심한 증상을 보인다. 꽃사슴은 구제역의 증상은 심하지 않으나 바이러스를 28일 이상 갖고 있어 일정기간 구제역 전파가 가능할 수 있고, 엘크는 자연감염은 될 수 있으나 임상증상을 관찰하기는 어려우며, 같이 사육되는 엘크 끼리 또는 소로도 전파되기도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육하고 있는 꽃사슴은 감염시 미약한 임상증상을 보일 수 있고, 엘크는 임상증상을 보이지 않을 수 있으므로 구제역에 대한 감염여부를 확인할 경우 임상검사 뿐 아니라 혈청검사에 의존하여 확인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5. 야생동물의 임상증상
구제역은 자연상태에서 버팔로, 영양, 고슴도치, 멧돼지, 아프리카의 반추수 (아프리카 버팔로, 임팔라)의 여러 종에서 감염될 수 있다. 야생동물의 경우 매우 다양한 임상증상을 보인다. 아프리카 버팔로의 경우 증상이 잘 확인되지 않는다.
6. 다른 질병과의 임상적인 감별법
소바이러스성 설사병(BVD), 소 유두종(Bovine papilloma), 소전염성비기관지염(IBR) 수포성 구내염, 돼지 수포병 등과의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에서 발생되는 전염병은 BVD, 소 유두종, IBR 등이다. 또한 침을 많이 흘릴 경우 구제역 뿐 아니라 구내염, 중독, 제1위질환, 식도경색을 의심해 봐야 한다.

자료출처 : 국립수의과학검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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