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4시 경기도 포천시 영중면 거사리 영농조합법인 ‘화현축산’. 7500마리의 돼지를 키우는 이 농장 입구에는 붉은색 글씨로 ‘방역상 출입금지’라고 쓴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다. 바리케10일 오후 4시 경기도 포천시 영중면 거사리 영농조합법인 ‘화현축산’. 7500마리의 돼지를 키우는 이 농장 입구에는 붉은색 글씨로 ‘방역상 출입금지’라고 쓴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다. 바리케이드 앞쪽에는 우편물과 택배 물품을 놓고 가는 물품 보관창고가 마련돼 있다이드 앞쪽에는 우편물과 택배 물품을 놓고 가는 물품 보관창고가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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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를 실은 5t 벌크 차량이 농장 입구 바닥에 뿌려진 흰색 석회 가루 소독시설을 지나 자동 방역장치에 멈춰 선다.

방역장치는 차량 좌우와 바닥에서 액체 소독 약품을 뿌린다. 2분에 걸친 소독이 끝나자 운전기사가 손을 소독하고 멸균 소독된 작업복과 장화로 갈아 신은 뒤에야 차량을 몰아 농장 안으로 들어간다. 축사 건물은 황사와 같은 외부의 해로운 공기가 직접 유입되지 않도록 창문을 없앴다. 이 농장은 매일 오전 한 차례씩 농장 안팎에서 분무 소독을 한다.

장경화(39) 농장장은 “가축 전염병 방지를 위해 10년 전부터 모든 출입자와 차량을 완벽하게 방역하고 있다”며 “직원들도 돈사로 들어갈 때는 반드시 물로 온몸을 샤워한 뒤 위생복을 입는다”고 말했다.

장 농장장은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는 물론 구제역 등 어떤 가축 전염병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북부 10개 시·군이 조류 인플루엔자(AI)·구제역·광견병의 무풍지대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경기도와 시·군, 축산농가가 함께 체계적인 방역 및 예찰 활동을 지속적으로 한 덕분이다. 지난달 말 멕시코에서 신종 플루가 집단 발병한 직후부터 축산농가에 대한 특별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AI의 경우 지난해 4∼5월 전국 19개 시·군에서 33건이 발생, 800여만 마리의 닭·오리가 매몰됐으나 이 지역은 피해가 전무했다. 2004년 3월 이후 AI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포천시는 전국 양계의 5%를 담당하고 있다.

경기도 제2청 전호석 축산방역담당은 “비무장지대(DMZ)와 인근 지역 야생 조류의 분변을 검사하고 임진강·한탄강·중랑천 등 도심 인근의 텃새 서식지와 철새 도래지를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해 AI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돼지와 소에 주로 발병하는 구제역도 2000년 파주시에서 발생한 뒤 9년째 자취를 감췄다. 경기도는 3∼5월 3개월간 축산농민들과 구제역 특별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구제역의 경우 올 들어 중국·베트남·대만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북한과 가까운 접경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 광견병도 2007년 이후 지난해 포천에서 한 건 발생하는 데 그쳤다.

경기도는 2002년부터 면역이 3년간 지속되는 고품질의 사독 백신을 개·소에게 예방 접종한 게 효과를 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야산에는 미끼 백신을 다량 살포해 사람이 너구리·오소리 등 야생 동물에게 물려도 광견병이 옮지 않도록 하고 있다.

포천=전익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