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 경기일보 오피니언 란에 실린 내용입니다.

 

AI를 빨리 퇴치해야 하는 이유?

경기도제2축산위생연구소 소장 이종갑

  

  최근 전북지역의 조류인플루엔자 방역현장에 투입됐던 군인한명이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행이 병세가 호전돼 완쾌되어 가고 있으나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와 관련성 여부가 최종 확인될 때 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지난 4월1일 부터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가 쉽게 퇴치되지 않고 있어 사회가 뒤숭숭하며 국민들의 걱정이 여간 아니다. 방역당국이나 농가가 죽을힘을 다해 방역에 매진하는 분명한 이유는,


  첫 번째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함이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사람과 조류가 같이 걸릴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없으며, 이는 조류인플루엔자의 여러 가지 유형 중 H5형이나 H7형은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잘 감염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03년 홍콩에서 6명이 사망하는 등 동남아에서 드물게 사람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그 이유는 병에 걸린 조류를 만지는 등 밀접하게 접촉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감염된 조류와 접촉하지 않으면 병에 걸리지 않으며, 또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75도 이상에서 5분간 가열하면 사멸하기 때문에 닭․오리 고기를 충분히 익혀 먹으면 감염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루엔자에 감염되었거나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조류가 사람과 접촉되는 것을 엄격하게 차단하고 또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대를 설정, 그 안에 있는 모든 조류 전부를 폐기하는 강력한 살 처분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애써 키워온 축산업의기반을 지키기 위함이다.

축산업은 식량산업이며, 농촌지역의 중요한 소득원이고, 양축농가의 생업수단이다.

역설적이지만 농가는 축산업을 지키기 위해 가축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닭고기와 계란의 자급률은 75%가 넘는다. 양계산업의 기반이 무너지면 닭고기와 계란도 수입에 의존 할 수밖에 없다. 우리국민의 식습관을 보면 닭고기와 계란은 신선한 상태에서 요리를 하여 식탁에 올린다.

수입에 의존할 경우 지금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부담 하거나, 아니면 냉동 가공된 맛없는 닭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요즘 축산농가 들은 사료 값 상승에 따른 생산비 가중, 한미쇠고기협상 타결에 의한 상실감, 조류인플루엔자 공포감, 소비감소 등 몇 가지의 어려움이 겹쳐있는 실정이다. 국민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그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세 번째는 사회 안정을 위함이다.

정부에서는 이번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국가위기관리대응경보의 경계단계를 전국에 발령했다. 모든 산업은 상호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또한 국민의 생활과도 직간접적으로 관련돼있다. 어느 한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영향이 급속히 파급된다.

실례로 지금 조류인플루엔자의 나쁜 영향은 축산농가 뿐만 아니라 사료산업, 가공업, 유통업, 외식업 그리고 국민건강, 국제무역 등에까지 미친다.

국민이 편안해 지기위해 하루빨리 조류인플루엔자가 퇴치되어야한다.


  오늘도 조류인플루엔자의 퇴치를 위해 방역현장에서 애쓰는 관계자들과 어려움에 처한 축산인 들에게 용기를 북돋우는 힘찬 박수와 더불어 따뜻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