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Sus scrofa)는 유라시아대륙 전반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멧돼지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으며,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김 등, 2019). 멧돼지의 도심지 및 농경지 출몰로 인한 사고 등이 매스컴을 통해 자주 보도되고 있으나 알려지지 않은 피해로 멧돼지와 사육 돼지 간의 질병 전파를 꼽을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멧돼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African swine fever virus, ASFV) 감염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등에서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Porcine reproductive and respiratory syndrome virus, PRRSV), 돼지 써코바이러스 2형(Porcine circovirus type 2, PCV2) 감염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Choi 등, 2012; Vicente 등, 2004). PRRSV 및 PCV2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양돈산업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바이러스 중 두 가지이며(Segales 등, 2002; Cho와 Dee, 2006; Gillespie 등, 2009), 다른 병원체들과 복합감염 되어 다양한 질병 피해를 유발하여 큰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는 질병 중의 하나이다(Albina 등, 1997; Neumann 등, 2005).

국내에서 Choi 등(2012)은 멧돼지 PRRSV의 항체 양성률을 1.5%로 보고하였고, 독일에서는 0.5%로 조사되었다(Hammer 등, 2012).

멧돼지는 서식 밀도가 높을수록 돼지농가와 접촉 빈도가 증가할 수밖에 없고, 사육 돼지와 야생 멧돼지 간의 전염성 질병 상호 전파 혹은 순환 전파의 가능성이 상존할 수밖에 없다(Fritzemeier 등, 2000). 현재 사육돼지에서 PRRSV, PCV2 등 전염성 질병의 원인체가 널리 퍼져 있는 실정이며, 야생 멧돼지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CSFV, PRRSV, PCV2 등 전염성 질병의 Reservoir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야생 멧돼지에서 전염성 질병들에 대한 기초적인 감염률 조사가 돼지의 전염병 전파 통제에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Kim 등, 2015).

야생 멧돼지의 전염성 질병 방역정책 수립을 위하여 기초적인 질병 데이터의 축적은 필수적이지만, 사육 돼지에 비하여 야생 멧돼지에 대한 질병검사 데이터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경기도의 한강 북쪽지역에 서식하는 야생 멧돼지의 전염성 질병에 대한 기초 모니터링 데이터를 얻고자 본 연구를 수행하였다.